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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몸의 말들' (arte)
    독서 2020. 3. 30. 21:05

    여덟명의 저자가 쓴 몸에 대한 이야기들

     

    작고 가벼워서 어디에서든 읽기 좋았던 책.

     

    비슷하게 몸이나 외모에 관련해서 읽어본 책은 <거울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

    <거울 앞에서~> 책은 여성들이 겪는 외모강박증에 대한 이야기였다. 마주하기 어려운 불편한 진실들을 끄집어내는 책이었다.

     

    그와 비슷한 책이지만, <몸의 말들>은 조금 더 평범한 말들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목적은 같다. 여성은 '예쁘고 날씬한' 몸매가 되어야 한다는 세상의 고정관념과 맞서는 우리 주위의 사람들 이야기이고 보여지는 몸에 대한 강박을 깨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여러 몸에 대한 담론을 통해서 나도 물론 갖고 있는 내 몸에 대해서 생각을 바꾸게 됐다.

     

    제일 와닿았던 말은, 몸에 대한 강박을 깨기는 쉽지 않지만 내 몸을 있는 그대로 긍정할 수 없다면, 평가 자체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면 된다는 이야기였다. 구현경님의 글에서 읽은 내용이었다.

     

    "하지만 사회구조적으로 이미 형성된 선입견을 버튼 하나로 물리치기란 매우 어렵고, 그래서 아무리 노력해도 자신의 볼록 나온 배를 긍정할 수 없다면, 평가를 해야겠다는 강박 자체를 버리고 그를 미적으로 문제 삼지 않으면 된다.

    ...

    즉 몸의 외형을 대상으로 삼지 않으면 된다는 얘기다. 미적 가치 평가 없이 건조하게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 그래서 바디 포지티브는 오히려 몸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시작된다."

     

     

    나도 언젠간 내 몸에 대해서 쓸 날이 왔으면 좋겠다. 나도 내 몸을 긍정하기란 어렵다. 내가 요즘 거의 하루종일 보는 넷플릭스에 나오는 '예쁘고 날씬하고 젊은' 여성캐릭터들에 비교하면 샤워할 때마다, 옷 입을 때마다 마주하게 되는 내 몸은 나를 주눅들게 만든다. 나조차 내 몸을 대상화하고 있다. 하지만 그냥 내 몸을 정신을 포함해서 그냥 나로 생각하기로 했다. 평가의 대상이 아닌, 내가 하고싶은 것들을 수행하는 '나'로서의 몸. 나에 포함된 몸.

     

    이 책을 읽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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