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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길 소설집, '화이트 호스'(문학동네)독서 2020. 7. 19. 11:01
'화이트 호스'는 여름에 읽기 좋은 서늘한 스릴러 소설들이 담겨있다.강화길의 소설은 일상 속에서 겪는 의문스러움을 극적으로 확대시키고 실감나게 표현한다.
내가 어느 수상작품집에서 이미 읽은 <손>과 <음복>을 다시 읽고도 이게 어떻게 된 건지 혼란스러웠다.
그렇지만 의문스럽고 스릴러스러움만 남는 게 아니라 그 속에서 얻게 되는 깨달음도 있었다.
아무튼 이 찝찝함, 의문스러움이 내 생각엔 강화길님의 소설의 특징이다!
<가원>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걱정해주는 사람의 말을 들으면 왜 미칠 것 같은가.
왜 나를 이용하고 배려하지 않는 사람에게 애틋함이 생기는가.
알면서 고쳐지지 않는 내 습관들을 되돌아보게 한 소설.
박윤보와 결혼한 화자의 할머니의 삶. 어쩔 수 없이 딸 그리고 손녀를 억척같이 보살핀 그녀. 손녀를 차갑게 대하던 그 마음을 나는 헤아릴 수 없다.
<서우>
이 단편 소설이 스릴러 끝판왕이었다. 내가 그 번호판과 확인증의 번호가 같지 않은 택시 뒷좌석에 타고있는듯한 초조함을 느끼며 읽었다. 모호한 결말도 강화길 단편의 특징인 것 같다.
강화길 소설들의 등장인물들은 여성이 많아서 더 감정이입하기 쉬운 것 같다.
같은 문화 속에서 겪는 고충들이 담겨있기 때문에.
<오물자의 출현>
'오물자'라는 '인형'의 사투리를 처음 들었다. 새로운 우리말을 알아가는 것도 소설을 읽는 기쁨 중 하나이다.
이게 현실인지 서평인지 소설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흡입력 있는 단편소설이다. 캐릭터가 머릿속에 저절로 그려졌다. 이야기 전개가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결국 진실은 알 수 없는 요즘을 보는 것 같았다. 진실과는 별개로 무수히 많은 가십이 만들어지는 요즘.
요새 너무 비슷한 단편소설들을 많이 읽어와서 한국단편소설집들에 지루해졌었는데,
이렇게 스릴러가 가미된 소설들을 읽으니까 다시 흥미가 생기고 재미가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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