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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경, '사람, 장소, 환대'(문학과지성사)독서 2020. 5. 30. 23:25
오랜만에 마음에 쏙 드는 책을 찾았다. 인류학 사회학 책은 오랜만에 읽어서 읽는 내내 유익한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드는 느낌이라 정말 좋았다. 처음엔 읽는 게 익숙하지 않아서 조금 어려웠지만 점점 흥미를 가지며 읽게 되자 술술 읽혔다. 사회생활을 조금 하고 본 터라 더 이해가 쏙쏙 잘 되었던 것도 같다. 내가 중고등학생 때나 대학생때까지만 해도 이 책을 읽었다면 지금처럼 사회, 환대에 관한 개념을 이해하지 못했을 것 같다. 여러가지 장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핵심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사람은 어떻게 사회의 구성원으로 만들어지는가'에 대한 답이다.내가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존재한다고 믿는 믿음은, 내가 속한 사회라는 장소,자리는 어디에서 오는지 알 수 있는 책이다.또 신자유주의, 소비사회로 지칭되는 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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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하 시집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문학동네 시인선)독서 2020. 5. 22. 15:47
정말 오랜만에 시집을 샀다.시집을 산 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날 만큼 오래되었다.난 지금까지 시를 읽을 때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를 몰라서 차라리 길게 풀어 쓴 소설이나 비문학을 좋아했다. 시집을 사고나서도 반신반의했다. 내가 시를 정말 좋아할 수 있을지. 편하게 즐기면서 읽을 수 있을지. 그러나 시인이 의도한 시구를 정확하게 해석은 못했지만, 시에 쓰인 함축적인 언어들, 우리말들이 너무 예뻤다. 시를 읽을 때 머릿속에서 다양한 감각들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산문보다는 훨씬 짧은 글로 이렇게 내 머릿속의 이미지, 감각을 자극하는 게 정말 신기했다.시를 읽을 때마다 내 느낌대로 받아들여, 내 상황에 대입도 해 보고, 그저 짐작만도 해보고.예전에 고등학생 때처럼 정답을 맞춰야겠다는 생각이 없으니까 시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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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희 산문 '사랑 밖의 모든 말들'(문학동네)독서 2020. 5. 17. 13:58
책이 작고 가벼웠고, 종이 질감도 좋았다. (뭔가 김영하 산문집 책과 비슷하단 생각을 했다.) '사랑 밖의 모든 말들'이라는 책의 제목도 좋았다. 잔잔하고 따뜻한 산문집. 하지만 내가 아무리 읽어도 쉽게 이해되지 않는 문장들이 있었다. 문장이 길었고, 어순이 많이 바뀐 것 같은 어려운 문장들이 많았다. 문장이 담백한 편은 아니고 조금 어렵게 쓰여지지 않았나 싶다. 아니면 내가 작가의 마음을 다 헤아리지 못하는 것일수도. "세상은 형편없이 나빠지는데 좋은 사람들, 자꾸 보고 싶은 얼굴들이 많아지는 것은 기쁘면서도 슬퍼지는 일이다. 그런 사람들을 사랑했다가 괜히 마음으로 거리를 두었다가 여전한 호의를 숨기지 못해 돌아가는 것은 나의 한계이기도 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사랑해죠, 오늘도, 라고 말할 수 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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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논어 에세이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사회평론)독서 2020. 5. 13. 23:02
뻔하지 않는 '논어' 에세이의 저자 김영민 교수의 논어 에세이다. 를 읽었을 때, 책의 제목을 보고 예상했던 결의 에세이가 아니어서 조금 의아했지만, 그의 유머에 감탄하며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이 책도 '논어 에세이'에서 '논어'가 한국인에게 주는 다양한 이미지 중에 제일 떠오르는 전통, 유학자 등이 떠올라서 책 읽기를 몇 달 간 망설였다.하지만 망설인 게 무용할 정도로 재미있고 빠르게 읽혔다. 빠르게 읽기 싫을 정도로 재미있었다. 저자의 논어에 대한 통찰력이 이제껏 내가 논어를 바라보면 관점과 많이 달라서 무릎을 탁 치며 읽고, 눈을 뗄 수 없었다. 이렇게 쓰여진 논어 에세이가 있다니. 일단 이 에세이는 논어에 대한 오해를 푸는 책이다.논어. 2000년 넘게 이어져 온 고전이라는 타이틀에 무색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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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지브리 영화 <이웃집 토토로>일상 2020. 5. 12. 17:13
는 어렸을 적이 떠오르는 정겹고 기분이 좋아지는 애니메이션 영화다. , 은 내 인생영화들이다. 이 영화들이 2000년대 지브리 작품이라면, 는 1988년에 나온 작품이어서 작품년도가 조금 다르고, 지금까지 보지 못했었다. 하지만 유명한 지브리의 작품이라서 힐링이 필요한 이번 기회에 보게 되었다. 나는 지브리의 상상력을 특히 좋아한다. (색감과 그림체도 좋아하지만 특히! 상상력은 더욱더 애정한다) 에서도 다른 지브리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현실에서 볼 수 없는 신비한 생명체들이 등장한다. 귀여운데 어쩐지 무언가가 생각나서 징그럽기도 한 '검뎅벌레', 귀여운 거대한 토끼같은 토토로, 거대한 고양이 버스 등등... 주인공 자매가 어린 아이들이어서, 토토로와 고양이버스는 그들에 비해서 아주 거대하게 나타난다.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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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네 브라운, '수치심 권하는 사회'(가나출판사)독서 2020. 5. 7. 18:33
수치심 권하는 사회 - 내가 부족하다는 생각은 어디에서 오는가 최근에 일을 쉬면서 놀고있지만 조급함을 느끼는 중인데, 서점에 갔다가 끌려서 산 책이다.남들과 다른 생활을 하는 것에 불안감을 느끼는 내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의문에 대해 이 책이 답을 줄 수 있었다. 책에 따르면 사람은 누구나 수치심을 느낀다. 그 이유는 사회구성원에게 바라는 사회의 기대는 완벽하고 모순적인 게 많아서 아무리 노력해도 우리는 이상적인 모습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우리가 닮고 싶어하는 미디어에 나온 모델들의 사진도 다 포토샵으로 피부의 결점, 군살 등을 없애고 옷 또한 각지에서 공수해 온 옷이다. 헤어 또한 그 한 컷을 위해서 최고의 디자이너들이 만들어낸 작품일 뿐이다. 책이 좀 크고 두꺼운 편이라서 읽는 데 시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