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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빌어먹을 세상따위 시즌2'일상 2020. 3. 8. 13:01
the end of the f***king world
빌어먹을 세상따위 시즌2
시즌2는 시즌1의 2년 후 이야기다. 시즌1처럼 8화로 구성되어 있고, 각 화는 20분 이내로 짧은 편이다.
새로운 등장인물인 '보니'와 '토드'가 나온다. 보니는 악역인 것 같은데 제임스와 앨리사처럼 불쌍한 건 마찬가지다. 토드도 마찬가지. 불쌍했다. 그러고보니 이 드라마는 아프고 가엾은 사람들이 많이 나온다.
아버지 장례식 때 입은 정장을 그대로 입고다니는 제임스와 결혼식에서 도망나와 웨딩드레스를 입고다니는 앨리사. 같이 다니는 걸 보고 그 둘을 결혼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참 이상한 상황이다.
시즌1에서는 항상 무표정했던 제임스가, 시즌2에서는 표정 변화가 상당히 많다. 앨리사는 아직도 많이 무표정하지만.
제임스가 앨리사 엄마가 시켜서 앨리사에게 잔인하게 헤어지자고 편지를 쓰고, 앨리사가 더이상 소식을 전하지 않자 고통스럽게 울던 장면이 제임스가 앨리사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보여주었다. 또, 앨리사를 지키기 위한 제임스의 노력을 봐도 그렇다.
앨리사를 잃고, 속마음을 털어놓기 시작한 아버지마저 잃은 제임스가 애처로워 죽을 뻔 했다.
남은 '내 사람'은 앨리사밖에 없다고, 결혼하는 앨리사를 멀리서 지켜보기만 하면서도, 그게 행복하다는 제임스. 정말 바보같기도하고 이기적이기도 하다.
결혼식 때 갑자기 나와서 제임스에게 떠나자고 말하는 앨리사. 시즌1에서 했던 행동이랑 겹쳐보였다. 그때처럼 아무말없이 '그래'라고 말하는 제임스. 앨리사와 제임스의 매력을 이제야 알겠다. 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둘이다. 그리고 역시 같이 있을 때 어울려.
앨리사와 있을 때 잘 웃는 제임스. 자연스럽게 웃는다. 시즌1때는 좋아도 썩소를 날리는 게 전부였던 걸로 기억한다.
시즌2에 새로 등장한 '보니'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는데, 보니는 제임스와 앨리사가 자신이 사랑했던 클라이드 교수를 무참히 살해했다고 믿는다. 그래서 제임스와 앨리사를 죽이려고 하는데, 도중에 자신을 강간하려는 모텔 주인을 실수로 죽인다. 시즌1에서 앨리사를 강간하려고 하는 클라이드 교수를 제임스가 죽인 것과 비슷하다. 그러려고 한 게 아닌데 정당방위로 사람을 살해한 것처럼. 보니도 자기 잘못이 아니지만 살인자가 되어버렸다.
세 사람은 똑같이 '피해자'였다.
앨리사는 벌을 받고 있었다. 앨리사는 거울 속에서 그 사건이 일어났을 때처럼 피범벅이 된 자신이 보인다. 제임스와 키스를 하다 보면 피가 튀기던 그 장면이 계속 생각난다. 앨리사는 이제 성인이지만 원치 않았지만 자꾸만 17살의 그때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러니까, 앨리사는 죽은 교수의 집에서 한발자국도 나갈 수 없었다. 그 사건이 앨리사를 놔주지 않아서 앨리사는 뭐라도 해야 했다. 그래서 사랑하지 않는 토드와 결혼하기로 했다.
결국 17살에 햄버거집에서 도망갔던 앨리사가 제임스의 곁으로 돌아왔듯이, 이번에도 앨리사는 결혼식에서 뛰쳐나와 제임스에게로 왔다.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은 앨리사와 검은 장례복을 입은 제임스 둘의 모습이 어설프지만, 둘이 다시 만났다는 게 중요하지.
결국에 앨리사는 보니가 경찰에 넘어간 후에, 덮어뒀지만 짊어지고 있던 그날의 상처를 마주한다. 제임스 없이 혼자 그 집에 가서 자신의 상처를 정확히 본다. 아무리 아프더라도 상처를 정확하게 보는 것이 중요하다.마지막 장면은 평화롭고 드넓은 전망대 같은 곳에서, 둘이 서로 사랑하는 걸 조금 무뚝뚝하게 확인하는데, 둘에겐 정말 큰 의미다. 맞은편에 앉아있다가 곁에 앉아서 제임스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앨리사. 그동안 제임스에게 감정을 말하지 않았던 앨리사. 독백처럼 한 대사들 빼고 제임스에게 사랑한다고 말 한 건 처음이지 않았을까? 둘에게 드디어 평화가 찾아왔다.
시즌3는 거의 나올 가능성이 없어보지이지만, 특별편으로 앨리사와 제임스가 평범하게 사는 걸 보여줬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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